길 잃은 기분을 음악적으로도 표현하기 위해 이 곡은 4/4 같이 흔한 박이 아니라 변칙적 박을 가리키는 오드 미터 (odd meter)를 사용했고, 수시로 박자표가 바뀌도록 했습니다.

후렴부는 흔치 않은 5/4 박자이고, 일부분은 심지어 뚜렷한 박자표가 없이 흘러간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. 닻을 내리지 못하는 불안정한 느낌을 그대로 담아 보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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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곡은 이번 앨범에서 유일하게 모든 악기가 라이브로 녹음된 트랙입니다. 이 5인의 밴드 구성은 재즈의 피아노 트리오 구성 — 피아노, 어쿠스틱 베이스, 드럼에 더해 두 금관악기, 플루겔혼과 트롬본입니다.

플루겔혼(Flugelhorn)은 아주 흔치는 않지만 트럼펫과 비슷해서 트럼페터들이 자주 함께 연주하는데 트럼펫보다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내주는 악기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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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트랙은 2022년 봄학기에 써둔 이 곡을 가져와 다듬어 그 해 가을학기의 기말 프로젝트로서 녹음했던 것입니다. 그러니까 이 앨범의 10곡 중 녹음되기로는 가장 오래 전에 녹음된 곡입니다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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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려 3년 전의 제가 부르고 연주한 것이다 보니 지금 들으면 왜 이렇게 했지 싶은 아쉬움마저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. 피아노 음색도 사실은 마음에 들게 녹음되지 않았고요. 하지만 그 당시 라이브의 호흡이 있기 때문에 따로 재녹음을 하지는 않기로 결정했고, 완벽하진 않지만 그대로 이번 앨범에 실리게 되었습니다. 완벽한 것만 보여주려고 하다 보면 사실 끝이 안 났을 거예요. 늘 완벽해서 완성하는 것은 아닙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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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실 이번 앨범의 다른 많은 곡들도 그렇습니다. 오래 전에 쓴 곡들도 많이 실려있다 보니, 지금의 저로서는 다 동의하지는 않는 가사나 음악적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. 하지만 이 How Geniuses Fall은 20대를 지나며 남기는 나의 비망록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고 그때의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굳이 그 흔적을 없애지는 않기로 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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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로 다음 곡이 그런 곡 중에 하나인데요. 아주 오래 전에 느꼈었던 마음이 오롯이 드러나는, Lost at Home과 같이 길을 잃었던 저 자신에게 쓴 또 하나의 이야기, “미아”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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